윌머 폰트는 메이저리그에서 6년을 뛴 선수로, 총 6개 팀을 옮겨다니며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한 선수입니다. 그러던 그가 지난 11월 SK행(현 SSG)을 확정지었습니다.
90년생, 193cm 107kg의 거구인 윌머 폰트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06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입단 계약을 맺으며 미국 야구에 진출했습니다.
폰트는 2007년부터 애리조나 루키 리그에서 5위 유망주로 이름을 올리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2010 시즌 후에는 토미존 수술을 받고 2011 시즌을 날리기도 했지만, 당시 구단에서는 그의 다부진 체격과 성장성을 주목해 많은 기회를 부여합니다.
2012년 당시 "그는 98마일에 이르는 패스트볼이 있으며, 체인지업과 커브볼을 던질 수 있으나 변화구와 제구의 많은 발전이 필요한 선수"라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 당시 스카우트는 폰트의 위력적인 패스트볼에 주목해 계투 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더 높게 샀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12년 더블A로 올라서서 짧은 기간 계투로 출장한 후, 바로 그 해 메이저리그 콜업을 이뤄냅니다.
(Fun Fact :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탈삼진은 마이크 트라웃을 상대로 뽑아낸 것이었습니다.)
메이저리그에 오랜 기간 머무르지 못한 폰트는, 2014년 구단으로부터 지명 할당 조치되고 이 때부터 약간 이색적인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바로 캐나다리그의 오타와 챔피언스와 계약한 것입니다.
캐나다리그에서 두 시즌 동안 29경기를 선발 투수로 출장하며 177이닝 동안 12승 6패 3.7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폰트는 텍사스가 원하는 계투가 아닌, 선발 자리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2016년 캐나다에서 뛰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온 폰트는, 그 해 12월 이번엔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습니다.
캐나다에서 돌아오면서 뭔가 눈을 뜬 듯한 폰트는, 2017년 트리플A 오클라호마 시티 다저스에서 선발로만 25경기를 출장하며 134.1이닝 10승 8패 3.42를 기록하고, 11.93에 달하는 K/9와 2.34 BB/9를 기록합니다. 이 해 폰트는 PCL 리그의 올해의 투수상을 수상합니다.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기도 하죠.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그 당시 다저스의 로테이션은 너무도 탄탄한 상황이었고 2018년까지 다저스에서 불펜으로 뛰게 되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오클랜드로, 또 탬파베이로, 또 메츠로, 또 토론토로 트레이드됩니다.
토론토에서는 2019년 39.1이닝 ERA 3.66 WHIP 1.14에 12.13 K/9, 2.52 BB/9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지만, 2020년 침몰하며 끝내는 방출되고, 2021시즌 SK 와이번스행(추후 SSG 랜더스로 팀명 변경)을 선택합니다.
폰트의 구질은 패스트볼, 커브볼, 슬라이더, 스플리터(체인지업으로 분류되기도 하는)가 있습니다.
폰트의 가장 큰 주무기는 패스트볼(포심+투심)인데, 구속은 90마일 대 중반(150km/h 이상)을 마크하며 버티컬 무브먼트가 좋은 편이어서 타자 입장에서는 떠오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폰트의 다저스 트리플A 시절 맷 허지스 투수코치는 폰트에게 패스트볼을 높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질 것을 주문했고 이를 완벽히 수행해낸 폰트의 볼은 위력이 배가되었습니다.
낙차 큰 커브볼은 주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갈 때 쓰는데, 다저스 트리플A 시절에 초구를 커브로 잡고 그 후를 패스트볼로 풀어가는 방법을 아주 유용하게 써먹었다고 합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기 바랍니다.
위 그래프는 x축이 수평무브먼트, y축이 수직무브먼트 수치입니다.
보시다시피, 패스트볼류는 10인치 정도의 수직 무브먼트(떠오름)를 나타내며, 커브볼과 슬라이더 또한 떨어지는 무브먼트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체인지업(스플리터)은 다른 구질들에 비해 일관성이 떨어지고, 낙차의 정도가 그리 크진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95마일에 이르는 빠른 패스트볼과 평균 이상의 다양한 변화구들이 있는데도, 왜 MLB에서 레귤러가 되지 못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칼럼니스트가 많더군요.
이에 대해 SB네이션에서는 폰트의 가장 큰 단점을 세 가지로 꼽았습니다.
1. 많은 피홈런과 높은 발사각도
메이저리그 통산 151.2이닝 중 9이닝 당 1.96개의 피홈런을 허용한 폰트는 전형적인 뜬공 유형 투수입니다.
2. 구질에 따른 릴리스포인트 변화
패스트볼 구종과 변화구 구종의 (수직)릴리스 포인트 편차가 보이시나요?
수치상으로는 큰 차이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정교함을 추구하는 현대 야구에서는 구질이 단번에 간파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일 것입니다.
위 같은 그래프의 류현진 버전을 보시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아실 수 있겠죠?
3. 낮은 PlatePre Ratio
PlatePre Ratio는 쉽게 설명하자면, 투수가 던진 볼을 보고 타자가 스윙을 머리 속으로 결정할 때와 실제 컨택트가 일어났을 때의 볼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수치입니다.
이 수치에서 폰트는, 11.9의 리그 평균보다 굉장히 떨어지는 11.1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PlatePre Ratio가 떨어지면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도 존재하지만, (2)릴리스 포인트의 차이를 통해 이미 타자에게 구질에 대한 정보를 노출하면서 (3)타자의 예상과 차이가 적은 공을 구사한다는 점은, 폰트의 메이저리그 선발 기회를 뺏은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과연.. 윌머 폰트는 KBO에서 오클라호마 시티 다저스에서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요? 폰트는 내년 시즌 SK 와이번스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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